오늘은 많은 분들이 ‘전염병 이야기’로만 알고 있는 『페스트』를, 조금 다른 시선으로 읽어보려 합니다.
실존주의 철학, 특히 까뮈 특유의 인간관을 중심으로 말이죠.
1. 『페스트』는 ‘질병’이 아니라 ‘삶의 태도’에 관한 이야기
『페스트』의 배경은 알제리의 오랑이라는 도시입니다.
이곳에 갑작스레 전염병이 퍼지고 도시가 봉쇄됩니다.
하지만 이 소설에서 진짜 주인공은 ‘페스트’가 아닙니다.
그것은 인간 존재를 시험하는 하나의 장치일 뿐이죠.
주인공 리외는 말 그대로 '실존주의적 인간상'입니다.
부조리한 세상 앞에서 무기력해지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소명을 따릅니다.
그는 명확한 해답을 제시하진 않지만, 자기 방식대로 삶을 끝까지 살아냅니다.
2. 부조리와 싸우는 방식 – 실존적 윤리의 실천
까뮈는 『페스트』를 통해 "세상은 원래 부조리하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중요한 건, 그 부조리한 세상 앞에서 우리가 어떤 태도를 취하느냐입니다.
리외의 선택은 ‘연민’, ‘책임’, ‘연대’입니다.
그는 “결과가 불확실하더라도 행동하는 것 자체가 인간의 존엄”이라고 말합니다.
이 점에서 『페스트』는 소극적 허무주의가 아니라 능동적 실존주의에 가깝습니다.
그저 체념하지 않고, 행동으로 철학을 실천하는 사람들이 이 소설의 진짜 영웅입니다.
3. 독자에게 묻는 질문 –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이 소설은 독자에게도 질문을 던집니다.
“당신이 만약 그 도시의 시민이었다면, 어떤 선택을 했을 것인가?”
이 질문은 비단 전염병 상황뿐만 아니라,
우리 일상의 불합리, 사회의 부조리, 개인적 고통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결국 『페스트』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입니다.
지금도 우리는 수많은 페스트를 겪고 있고,
그 속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싸우고’ 있으니까요.
4. 조금 아쉬운 점 – 문학적 거리감
까뮈는 철학자적 시선으로 이야기를 서술합니다.
그래서 일부 독자들에게는 인물들이 ‘조금은 멀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감정보다는 사유에 초점을 맞춘 서술 방식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 점이 오히려 독서 후에 깊은 사유의 여운을 남깁니다.
5. 정리하며 – 우리는 여전히 『페스트』 속에 있다
『페스트』는 특정 시기를 묘사하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그것은 인간의 조건, 실존의 고통, 연대의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리외처럼, 우리도 답을 알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의미 있는 선택을 하며 살아가야 합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어쩌면 우리는 모두
각자의 페스트와 조용히 싸우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자기개발서,고전 늘책을 읽자' 카테고리의 다른 글
AI 시대, 인간은 어떻게 ‘쓸모’를 유지할 수 있을까? 『듀얼 브레인(AI 시대의 실용적 생존 가이드)』 이선 몰릭 저 (0) | 2025.05.28 |
---|---|
혼자 울고 싶을 때 읽는 책, 『당신이 정말로 잘됐으면 하는 마음에』 – 감정이 조용히 정리되는 힐링 에세이 (1) | 2025.05.24 |
🍂 ‘하늘을 봐, 바람이 불고 있어’ — 나에게 꼭 필요한 위로 한 줄 (0) | 2025.05.07 |
🌿 "서부전선 이상없다" 독서후기 – 평화는 왜 이렇게 멀까? (0) | 2025.05.05 |
『현명한 투자자』 서평 — 흔들리는 세상 속에서, 나만의 기준을 세우다 (1) | 2025.04.26 |